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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 "박근혜 정부, 하반기 이후 상당히 힘들 것"

윤여준 "박근혜 정부, 하반기 이후 상당히 힘들 것"

"지금까지 드러난 통치 능력으로 봐서 하반기 이후 내정을 다스리는데 상당히 힘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한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17일 박근혜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범야권 의원들의 모임인 '혁신과 정의의 나라' 정례포럼 강연에서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국정 아젠다, 철학이 제시가 되고 정기국회를 통해 야당의 동의를 얻어 이를 제도화하지 않으면 취임 1년을 보내면서 국정 동력이 현저히 감소하는 어려움을 맞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윤 전 장관이 우선으로 꼽은 위기요인은 인사 문제. 그는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이 미진하다는 질책을 받고 있는 현오석 경제부총리를 예로 들며 "박 대통령을 괴롭히는 문제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선 정몽준, 김무성 의원 등이 현오석 경제팀을 맹비판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윤 전 장관은 "박 대통령이 부총리제를 부활해서 경제 컨트롤타워를 만들었는데 작동이 안되니까 질책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것은 박 대통령의 심리적 초조감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창조성을 굉장히 강조한 박 대통령이 만기친람, 깨알지시를 한다"며 "이는 창조성을 죽이는 것이다. 창와대 참모는 물론이고 각료들이 대통령 입만 쳐다보게 된다"고 했다.

윤 전 장관은 또 "안보라인의 인사를 육군참모총장 출신 일색으로 한 것도 문제"라며 "안보의 핵심은 외교인데 박 대통령은 국가 안보를 국방의 개념으로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런 중에 NLL 대화록이라든지, 4대강 감사 등 과거지향형 아젠다가 부각되면서 민생이 뒷전으로 밀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의 리더십을 '국가주의적 공공성'으로 정의한 윤 전 장관은 "이는 결국 전체주의로 귀결하는 역사가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주의 가치가 내면화 돼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윤 전 장관은 이어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책임져야 할 대목에 말을 안 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반면 자신에 대한 공격에 대해서는 굉장히 예민하게 대응을 한다"고 했다.

그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를 거론하며 "대통령의 지휘 감독 하에 있는 기관인 국정원장이 공개를 했는데 대통령의 동의를 받은 것인지, 받았건 안 받았건 대통령 판단에 부합하는 것인지 입장이 있어야 하는데 없었다"고 했다. 또한 "국정원의 선거개입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뿌리를 흔드는 일이고 국가안보에 관한 것인데 청와대가 침묵으로 갈 일이냐"고 했다.

그는 한편 NLL 대화록 원본 공개를 추진한 여야 국회의원들을 향해서도 "본회의에서 여야가 대화록 열람을 의결하는 것을 보고 여야 의원 공히 입법부를 국가 통치기구가 아닌 정치기구라는 생각을 강하게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